Minggu, 05 Mei 2019

피말리는 유리판 그린위 승부…이태희가 웃었다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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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일 연장전 승부가 펼쳐진 18번홀(파4). 너무 긴장됐던 탓일까. 지난 3라운드부터 공동 선두여서 같은 조로 묶인 이태희(35·OK저축은행)와 얀네 카스케(핀란드)는 4라운드 18번홀까지 `36홀 샷 전쟁`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나란히 9언더파 275타.

그리고 돌입한 운명의 연장전. 18번홀 그린을 가득 메운 1만2000여명의 갤러리들의 기운에 눌린 듯 두 선수는 결정적인 실수를 쏟아내며 좀처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찾아온 3차 연장전. 이태희는 두번째 샷을 홀 옆 2m 지점에 붙이며 승기를 잡은 반면 카스케는 체력이 고갈된 듯 실수를 거듭하며 자멸했다. 결과는 이태희의 버디. 치열한 승부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태희는 "연장전 3차전까지 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100번이라도 연장전을 더 치러도 될 만큼 자신이 있었다. 끝까지 버틴 끝에 기회가 왔고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톱골퍼들도 벌벌 떨게 만드는 `유리판 그린`으로 무장한 `한국의 마스터스` 제 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이렇게 또 다시 한명의 한국 남자골프 스타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이보다 더 치열한 명승부는 없었다.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의 신`은 이번에도 외국선수의 우승을 허용하지 않았다. 3차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끝에 이태희가 자신의 첫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이자 두번째 `우승상금 3억원 대회` 트로피를 품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이태희는 지난 2004년부터 이어져온 한국 선수 우승 기록을 `15년 연속`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고 남서울CC만 따지면 20회 연속 한국 선수 챔피언이 됐다.

마치 매치플레이와 같은 경기였다. 이태희와 카스케는 이날 연장 3차전까지 무려 39홀동안 매치플레이에 가까운 승부를 펼쳤다.

정교한 티샷과 아이언샷으로 무장한 이태희에 맞서 카스케는 그린 주변에서 완벽한 쇼트게임을 선보이며 맞섰다.

대회 첫날부터 선두자리를 꿰찬 이태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승부처는 나 자신이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며 "좋은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물러서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승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그리고 시작부터 발톱을 드러냈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냈고 4번홀에서 또 1타를 줄이며 파행진을 펼친 카스케를 2타차로 밀어내며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기분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1번홀 드라이버샷 미스 후 파, 2번홀 세컨샷 실수 후 파를 잡아내며 끈질기게 타수를 지키던 카스케가 5번홀 버디로 1타차로 좁히더니 7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 넣는 샷이글을 터뜨리며 단숨에 2타를 더 줄여냈다.

반면 7번홀에서 이태희는 티샷이 해저드에 빠진 뒤 이날 첫 보기를 범하며 순식간에 2타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이글과 보기. 극과 극 결과로 한 홀에서 3타차이가 난 것이다.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도 이태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9번홀에서 카스케가 티샷 미스로 보기를 범한 사이 파를 잡아내며 1타차로 차이를 좁혔다.

숨막히는 추격전. 카스케가 12번홀 버디로 달아나 다시 2타차로 벌어졌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의 신`은 싱거운 승부를 허락하지 않았다. 14번홀(파5)에서 이태희는 극적인 `칩인 버디`를 잡아냈고 카스케는 보기를 적어 승부는 다시 무승부. 이제부터는 단 한번의 실수에 우승트로피의 향방이 갈리는 상황이 됐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이태희와 카스케는 16번홀과 17번홀 나란히 버디를 범하며 승부는 마지막 18번홀로 이어졌다. 카스케의 티샷이 벙커로 향하고 두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이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 했지만 신들린 퍼팅감각으로 파를 지켜내며 승부는 `최후의 혈전`인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세번째 연장전에서 우승의 신은 이태희의 손을 잡아줬다.

이태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의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장식했다. 바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지금까지 38년 역사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이태희를 포함해 7차례 나왔다. 가장 가까운 퍼펙트 우승은 2005년 챔피언 최상호였다. 14년만에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주인공이 된 이태희는 지난 2015년 넵스 헤리티지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아쉬움은 남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군단`은 최종일 힘을 내며 남서울CC를 찾은 1만여 갤러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받았다. 아쉬운점은 단 하나. 역전 드라마를 쓰기에는 너무 차이가 큰 상태로 출발했다는 점이었다.

이날 최고의 플레이를 펼친 주인공은 2010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군복무 후 올해 복귀한 `장타자` 김대현(31·제노라인). 김대현은 은 공동선두에 7타나 뒤진 공동 10위에서 경기를 시작해 마치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은 듯 신들린 버디쇼를 펼쳤다. 3·4번홀 연속버디에 이어 7번홀부터 다시 3홀연속버디쇼를 펼치며 전반에만 5타를 줄여냈다. 후반에도 김대현의 버디쇼는 멈추지 않았다. 11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인 뒤 가볍게 1타를 줄였고 이어 15번홀(파4)에서 또 1타를 줄이며 `두자리 수 언더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남서울 마의 홀`의 첫 번째 관문인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흐름이 끊겼고 남은 두 홀도 파로 막아내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합계 8언더파 276타로 경기를 마무리 한 김대현은 단독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사상 첫 2연패·3승을 노렸던 박상현(36·동아제약)도 선두에 5타차 뒤진 공동 5위에서 추격전을 펼쳤다. 전반은 뜨거웠다. 7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격차를 줄였다.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아졌지만 박상현의 플레이는 무뎌졌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합계 6언더파 278타로 단독 4위에 오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14년 챔피언` 박준원(33)도 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기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박준원은 전반에는 보기만 1개를 범하며 주춤했지만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타수를 줄여냈고 결국 이형준(27·웰컴저축은행)과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이와 함께 `태국 듀오` 프롬 미자왓(태국)은 합계 4언더파 280타 단독 7위, 지난해 12위에 머물렀던 `태국 기대주` 파차라 콩왓마이는 샷 난조에 시달리며 이날 챔피언 조에서 2타를 잃고 합계 3언더파 281타로 공동 8위에 올라 지난해 보다 순위를 끌어올렸다.

[성남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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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5 08:14: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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