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냐 KT냐…5G 1위 쟁탈전 - 매일경제

이동통신 3사의 5G 가입자 유치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에 이어 두 번째 5G 스마트폰 LG전자 V50씽큐가 지난 10일 공식 출시되며 5G폰 라인업이 확대됐다. 게다가 출시 초기 불안정했던 통신사들의 5G 서비스가 점차 개선되면서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5G 제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역대급`으로 파격 상향하며 5G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망에서는 불법 보조금(리베이트) 살포 정황까지 포착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12일 "지금은 본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시기"라면서 "초기에 잠깐 방심하면 5G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고 했다. 5G 고객 쟁탈전에 나선 이통사들은 연일 파격적인 공시지원금을 내걸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단말기 구입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책정할 때, 요금할인을 25% 할인해주는 선택약정 지원금보다 낮은 금액을 지원했는데 5G에서는 선택약정 총지원금보다 더 큰 공시지원금을 제공하며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KT는 지난 11일 갤럭시S10 5G 공시지원금을 최대 78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슈퍼플랜 프리미엄 요금제(13만원)는 공시지원금이 50만원에서 78만원으로, 슈퍼플랜 스페셜(10만원)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슈퍼플랜 베이직(8만원)은 40만원에서 61만원으로, 5G 슬림(5만5000원)은 28만9000원에서 40만원으로 지원금이 올랐다.

이통업계에서는 KT가 공시지원금을 대폭 끌어올린 것은 지난 10일 출시된 LG전자 V50씽큐에 SK텔레콤이 최대 77만원 지원금을 책정한 데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V50씽큐에 KT는 최대 60만원, LG유플러스는 57만원을 지원한다. KT 관계자는 "KT는 통신 3사 중 지난달 최초로 5G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5G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5G 개시 첫 한 달간 시장점유율에서 KT가 SK텔레콤을 바짝 추격한 데 따른 위기의식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가입자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통업계는 11일 기준 가입자 40만명을 돌파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무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41.9%), KT(26.1%), LG유플러스(20%) 순이다. 그러나 5G 첫 한 달간 SK텔레콤 40%, KT 35%, LG유플러스 25%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첫달에는 다소 밀렸고, KT와 LG유플러스가 자사 기대치보다 많이 모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분명한 것은 1위 사업자를 후발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따라붙는 상황"이라고 했다.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주말 사이 스마트폰 유통가에서는 대량의 보조금이 살포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네이버 휴대폰 카페, 뽐뿌 등에 따르면, "빵집갔다"(0원에 샀다), "돈 받고 샀다"(돈을 더 받았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이통사들이 판매점에 불법 보조금을 뿌리고, 판매점이 기존 공시지원금 외에 불법 보조금까지 지원해주면서 고객들은 아예 단말기를 공짜에 구입하거나, 돈을 받고 휴대폰을 개통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일선 유통망에는 평균 60만∼70만원, 최대 80만원의 판매 리베이트(판매장려금)가 지급됐다"면서 "5G에 가입하면 대부분 2년은 쓰기 때문에 `2년 고객`을 잡기 위해 리베이트 살포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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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2 09:07:1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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