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is, 04 Juli 2019

빈살만 때처럼…이재용·정의선·구광모, 손정의와 만났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4일 오후 6시 55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검은색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도착했다.
 
잠시후 손정의(62)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 내렸다. 손 회장은 “한·일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보느냐”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소프트뱅크나 삼성전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등의 질문에 “정치에 대해선 모른다”고 짧게 답한 뒤 들어갔다.  
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회장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회장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어 정의선(49)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도착했고, 구광모(41) ㈜LG 대표, 김택진(52)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52)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차례로 들어섰다.  
 
 
대기업 총수 3명과 벤처창업 1세대 등 한국 대표 기업인들이 4일 한 자리에 모였다. 방한한 손정의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기업 총수들이 모인지 8일만이다.  
 
이재용·정의선·구광모, 孫 함께 만나
지난달 26일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구광모 대표, 그리고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삼성의 영빈관 격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깜짝 한밤 회동을 가졌다. 세대 교체가 이뤄진 5대그룹 총수들이 한꺼번에 모인 점, 이재용 부회장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주재한 성격이 짙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번엔 이 중 '이(재용)·정(의선)·구(광모)' 젊은 총수들에 더해,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업체(IT)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와 이해진 GIO까지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IT 구루(Guru)’인 손 회장을 맞았다.
 
손 회장은 이날 재계 총수들과 국내 IT업계 1세대 창업자들을 함께 만나 미래 혁신 전략과 협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국내 벤처 기업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5700억원)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또한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인 우버의 최대 투자자이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인 그랩 등 전 세계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현대차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업영역이 겹친다.
 
 
벤처 1세대 김택진·이해진도 만찬 합류 
국내 벤처 1세대 창업자의 대표 격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손 회장과 인연이 있다. 2001년 일본에 현지법인 엔씨재팬을 설립할 때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했다. 이후 지분 관계를 정리하긴 했지만 20년 가까이 소프트뱅크와 인연을 이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손 회장은 이후 이 부회장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단독 회동을 가진 뒤 만찬장소로 이동했다. 손 회장은 자신의 차량에 이 부회장을 태워 함께 움직이는 등 ‘각별한 사이’임을 보여줬다. 골프를 매개로 친분을 쌓아온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회동은 2016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난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손 회장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접견한 다음 이 부회장과 만났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한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영국 ARM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일본 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는 최근 5G 통신 장비에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저격하는 미·중 무역 분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 손 회장이 모종의 조언을 해줬을 걸로 재계는 보고 있다. 
 
만찬은 오후 9시 30분쯤 끝났다. 손 회장은 만찬장을 떠나면서 “인공지능(AI) 분야 협업을 늘리나” “함께 투자하나"는 등의 질문에 “예스(yes)"라고 짧게 답했고, 올해 투자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엔 “그러길 희망한다(I hope so)”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 조언을 주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손 회장과의 만찬에서 한·일 양국 관계는 물론, 아베 내각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제한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국내 기업인들에게 어떤 시각을 제공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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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4 13:14:2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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