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달 4일 3개 품목 수출 규제 시행에 이어 이번 백색국가 배제에까지 이르는 일련의 조치는 그간 양국이 어렵게 쌓아온 협력과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 배경에 대한 명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그때 그때 말을 바꾸며 아전인수 격 주장을 되풀이해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앞으로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지만,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일본에 대한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와 같은 수출통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심사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가’지역이 백색국가다.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29개 국가로, 일본을 비롯해 미국ㆍ캐나다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벨기에ㆍ덴마크ㆍ스위스ㆍ스웨덴ㆍ네덜란드ㆍ호주ㆍ뉴질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는 기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서류면제ㆍ처리기한단축 등 심사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어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관광ㆍ식품ㆍ폐기물 등의 분야부터 안전조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WTO 규범에 전면위배 되는 조치인 만큼 WTO 제소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 간소화 혜택을 없애는 것은 물론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비관세 장벽' 형태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본의 이번 수출통제 조치로 관련되는 전략물자 수가 1194개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특정품목들을 제외하면, 총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159개 전 품목을 관리품목으로 지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일의존도ㆍ파급효과ㆍ국내외 대체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보다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밀착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수출규제 관련 품목이 신속히 통관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서류제출 및 검사선별을 최소화해 기업들의 물량 확보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 159개 관리품목의 경우,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을 연장하고 수입신고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피해기업 대상 대출ㆍ보증 만기연장을 추진하고, 최대 6조원의 운전자금을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또 제3국에서 해당 품목을 수입할 경우 최대 40%까지 관세를 깎아주는 할당관세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대체 수입처 확보를 도와주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공사) 무역관을 지역별로 지정해 정보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하고, 대체 공급처 조사 비용 중 회사 부담을 50% 이상 줄여주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 주에 소재ㆍ부품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며, R&D와 관련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별도 종합대책을 8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번 일본의 조치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중하지만 내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이것 때문에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분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손해용ㆍ한애란 기자 sohn.yong@joongang.co.kr
https://news.joins.com/article/23542634
2019-08-02 09:42:5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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