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is, 06 Juni 2019

자동차·기름·맥주 '감세 시리즈' 내수 활성화 효과있지만… - 한겨레

“음주 사회적비용 반영 안 돼” 지적
“감세, 소비심리 회복 도움 되지만
산업 형평성 문제·시장 불안정 우려”
“개소세 전체 중장기 계획 필요”
정부가 자동차·기름·맥주 등 주요 소비재 세금을 내려 내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반면 과세체계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없이 경기부양 수단으로 감세 카드를 지나치게 활용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업계와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맥주의 종량세 전환 방안은 ‘과세체계 개편’이라기보다 ‘국산 맥주업계 세금 지원’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의 종가세(가격 기준 부과) 체계에서는 국산 맥주의 출고가격이 수입 맥주의 수입신고가보다 높아 세금을 더 많이 냈다. 이번에 종량세(용량 기준 부과)로 전환하면서 국산 캔맥주 세금은 내려가고 경쟁 상대인 저가 수입 캔맥주 세금은 오르도록 조정한 것이다. 종량세 전환으로 세금이 오르게 되는 생맥주에 대해선 정부가 2년간 세율을 경감하기로 했다. 정부가 맥주업계에 세제 혜택을 주는 건 업계 활성화 차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당정협의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큰 수제맥주 업계 활성화를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이 확대되고 국내 맥주 생산량 증가에 따른 관련 산업의 고용 창출과 설비투자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제맥주 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금 감면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고무적이다. 반면 지역 소주업체는 소주와 맥주를 함께 제조하는 메이저 업체들이 맥주 종량세로 발생하는 편익을 제품 개발에 쓰지 않고 지역 소주업체 공략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다. 술은 다른 재화와 달리 많이 마실수록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어, 이러한 비용을 과세 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명재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는 대체로 술 세금이 비싸다. 주세는 음주의 사회적 비용을 환수하겠다는 의미인데 이번 개편은 거기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각종 소비세를 내리고 있다. 주세 개편 당일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3.5%) 조처가 6개월 더 연장됐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한시적 인하 조처가 지난해 말 한 차례 연장됐고, 이달 종료를 앞두고 연말까지 또 한 번 연장한 것이다. 정부는 6개월 인하할 때마다 세수가 약 1000억원 감소한다고 했다. 세차례 연장으로 총 3000억원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더라도 내수 촉진에 기대를 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국산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데 반해, 올해 1~4월에는 전년 대비 0.1% 증가에 그쳐 ‘약발’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시적 인하를 반복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느니 차라리 시대 변화로 ‘효용가치’가 다한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폐지하는 게 정공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류세는 지난해 11월 15% 인하했다가 8월 말까지 연장하면서 인하 폭만 7%로 줄인 상태다. 약 10개월간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2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그만큼의 돈이 민간에 남아 ‘지출 여력’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다. 소비세는 아니지만 증권거래세도 증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30일 매매계약분부터 0.05% 인하에 들어갔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경제학)는 “큰 틀에서 제대로 세입 확보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특정 산업이 좋지 않을 때 세금을 깎는 건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출을 늘리려는 정부가 지금처럼 경기가 나쁘다는 이유로, 특정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로 세금까지 깎는 건 모양과 원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개별소비세 전체에 대한 합리적 접근 내지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경기부양 수단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와 시장의 불안정성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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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6 09:55:0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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