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대중강연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창업자는 이날 네이버 창립 20주년을 맞아 진행된 대담에서 평소 '은둔형 경영자'라는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소탈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데이터 중심 시대의 언어·문화적 주권을 지키는 한국 최대의 데이터 기업으로서의 사명도 내세웠다. 이해진 창업자는 "인터넷 기업을 하면서 느낀 건 우리가 스스로의 데이터센터 등을 통해 우리 데이터를 손으로 쥐고 있다는 것의 의미가 크다"며 "후손들이 훗날 네이버 덕분에 우리의 데이터를 잘 보존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1위 인터넷 사업자라는 지위에 대한 부담과 정치권, 미디어의 비판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 창업자는 "우리나라는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국경이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규모를 봐야한다"며 "또 기업이 크다는 것 자체를 부도덕하고 잘못된 것으로 보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창업 이후 지난 20년간을 반추하며 가장 어려웠던 결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 사업에 애를 먹던 지난 2011년 동일본 지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일본에서 한창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지진이 났다"며 "더 큰 여진이 올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철수를 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하면서 압박감이 펑펑 울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5년, 10년에 대해서는 네이버의 자회사들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의 자회사를 이끌고 있는 후배들의 역량이 회사를 살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같은 자회사들이 네이버보다도 더 큰 회사가 되어서 네이버가 잊혀지고 그 회사들의 시작이 네이버였다는 말이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창업자는 정부 규제에 대한 쓴소리도 덧붙였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인터넷 기업에게 국경은 없다. 한국에서 기업을 바라보고 하는 규제는 이제 글로벌한 기준으로 바껴야 한다"며 "구글이라는 인터넷 제국에 끝까지 저항하는 네이버가 새드 엔딩(Sad Ending)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이같은 시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8/2019061802706.html
2019-06-18 09:53:2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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