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is, 16 Januari 2020

절박함 쏟아낸 신동빈 부인·자식빼고 다 바꿔라, 나도 그 심정 - 매일경제 - 매일경제

◆ 신동빈 위기경영 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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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매경DB] "지난 1993년 모 그룹 회장이 부인과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는데 나도 그런 심정이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모아놓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외친 '신경영 선언'이 2020년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VCM)에서 또 등장했다. 이번에 엄중한 목소리로 '변화'를 요구한 사람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지금의 대내외 환경이 외환위기·금융위기 때보다 더 엄중하다"면서 "어중간한 대응으로는 성장은커녕 생존도 위태롭다"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최근 롯데는 그야말로 악화 일로만 걸어왔다. 2015년 시작된 그룹 경영권 분쟁과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로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중국 당국에서 미운털이 박힌 것이 시작이었다.


롯데마트 철수와 롯데면세점 부진 등 사드 여파로 롯데가 입은 손실액은 약 3조원에 달한다. 뒤이어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로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생긴 리더십 공백 탓에 당시 검토하던 글로벌 화학사 인수·합병(M&A) 기회를 놓치는 등 성장의 발판마저 빼앗겼다.

신 회장은 지난해 나온 대법원의 확정판결 덕에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경영에 온전히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직후 신 회장이 받아든 롯데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지난해 3분기 주력 사업부문인 유통과 화학 양쪽에서 잇달아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계속되는 중국 사업 축소 여파에 지난해 새롭게 불거진 한일 무역갈등으로 인한 유니클로 매출 타격이 겹친 영향이다.

나라 밖에서의 경제 환경 악화도 불안 요소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0%로 0.1%포인트 낮췄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과 투자가 꺾이는 것이 이유다.

올해 역시 소비 활력 감소 등의 원인으로 성장률이 1.8%까지 고꾸라질 것이란 전망(LG경제연구원)이 나온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롯한 각종 제도 변화와 온라인의 공습으로 오프라인을 주축으로 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작심한 듯 사업부문별로 현재 부족한 부분과 바꿔나가야 할 부분을 짚으며 절실한 변화를 요청했다.

신 회장은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의 실적이 동반 하락한 것은 그룹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현재 경쟁력으로는 두 사업부문이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수익성을 뒷받침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구 감소 탓에 롯데의 주력 사업부문인 유통의 성장동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신 회장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롯데 내부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지난해 작성해 신 회장 등 수뇌부에게 보고한 유통 중장기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의 핵심 사업부문인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2021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28년까지 내리막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소는 롯데 유통 부문의 핵심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시장 규모가 올해 38조원, 25조원에서 8년 뒤에는 35조원, 22조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 회장은 식품 부문에서는 "지난해 나온 신제품을 떠올려보면 생각 나는 것이 없다"며 "신제품 개발 부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텔&서비스 부문에서는 "재무적 개선과 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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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하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위닝 컬처, 위닝 스피릿이 있어야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뉴질랜드 럭비 명문팀 올블랙스나 스페인의 유명한 축구팀인 레알마드리드도 위닝 스피릿을 중시한다. 기업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마인드다. '적당히' 문화는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대표이사들에게 빠르게 대응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부문은 고객의 트렌드에 맞게 또는 앞서나가는 것이 필요한데 오히려 뒤처져 있다"며 "혹시 보수적인 혹은 상명하복적인 기업문화 때문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좋은 결과가 안 나오면 안 되니까' '상사 뜻에 맞춰야 하니까' 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열사 직원들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일했는데 결과가 안 좋거나 손실이 났을 때 불이익을 주면 다음부턴 적당히 하자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윗사람 귀에 거슬린다고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을 말하지 않는다면 정말 큰 문제다. 우리 그룹 문화가 이렇지 않은가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과 그룹 현황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지만, 투자에서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경자년 쥐띠 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잘된다는 말이 있다"며 심각한 분위기를 다소 환기시킨 뒤 "어려운 환경이지만 위축되지 말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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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6 08:44:4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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