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asa, 10 September 2019

박수칠때 떠난 마윈 난 똑똑한 사람 이끈 바보 - 매일경제

◆ 제20회 세계지식포럼 ◆

왜소하고 볼품없는 외모로 주목받지 못했던 아이. 머리에 난 구멍 상처와 온몸에 13바늘이나 꿰맨 흉터 자국을 남길 만큼 학창 시절 대표적인 싸움꾼. 방과 후 골방에 처박혀 무협지를 열독하며 천하 무림 고수를 하나둘씩 쓰러뜨리는 주인공을 꿈꿨던 괴짜. 1982년 중국 대입고사인 가오카오(중국판 수능)에 처음 응시할 당시 수학 120점 만점에 단 `1점`을 맞고도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대에 지원해 보기 좋게 낙방한 `막무가내` 철부지.

10대 시절 주변의 걱정을 샀던 이 청년은 오늘날 중국에서 `작은 거인`이라고 불리며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역사적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창립한 마윈이다.

`흙수저`로 태어나 현재 시가총액 4600억달러(약 549조원)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그룹을 일군 마 회장은 자신의 55세 생일이자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은 10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확히 1년 전 그는 2019년 9월 10일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한 뒤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마윈은 알리바바를 떠나 교육 자선사업을 펼치면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할 예정이다. 저서 `마윈:나의 인생철학`에는 유년 시절부터 창업 도전 과정과 알리바바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까지의 내용을 담은 마윈의 인생 1막이 담겨 있다. 저서에서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존심이 세며, 꿈이 큰 아이로 마윈을 그리고 있다.

유년 시절 영어 이외에는 공부에 소질이 없었던 그는 삼수 끝에 항저우사범대에 진학했고, 졸업 후 같은 곳에서 영어 강사로 5년간 근무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항저우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무료 관광 가이드를 자청하며 중국 밖 세상을 꿈꿨다. 그러던 중 그는 미국 출장을 계기로 창업에 나서기로 마음먹는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고 새로운 부가가치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목격한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마윈은 1999년 동료 17명과 함께 항저우의 작은 아파트에서 자본금 50만위안(약 8300만원)으로 알리바바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중국 시장을 눈여겨봤다.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해외 고객들로부터 쉽게 주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3년 마윈은 기업 대 소비자(B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를 만들어 이베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중국 시장에서 몰아내는 성공을 거뒀다. 당시 "이베이가 큰 바다의 상어일지 몰라도 나는 장강의 악어"라고 했던 마윈의 발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2004년 선보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 `즈푸바오(알리페이)`는 인터넷에서 `결제 혁명`을 일으키며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사업의 폭발적 성장에 기여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일컫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 하나로 꼽힌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도 지난해 알리바바는 매출 3453억위안(약 57조9000억원)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마윈의 성공 비결은 시대 변화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인재를 중시하는 용병술, 끈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집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윈은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며 겸손한 리더십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윈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알리바바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그는 2020년 알리바바 주주총회까지 이사회 의장이 아닌 이사회 구성원 신분으로 활동한 뒤 이사회에서도 완전히 물러날 계획이다.

하지만 알리바바 파트너십의 `종신 파트너` 직책은 평생 유지된다. 한편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마윈의 후임으로 회장직에 올라 알리바바를 이끌게 된다.

마윈은 이번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 동영상을 통해 스피치를 전달할 계획이다.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에서 물러난 후 글로벌 포럼장에서 동영상으로 강연을 하는 건 세계지식포럼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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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08:59:2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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