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LG유플러스와 서울교통공사가 공덕역에 문화예술 공간인 ‘U+5G 갤러리’를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처음에는 항상 1분 1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역에 문화예술이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덕역은 하루 약 5만 명이 이용하는 6호선 최대 환승 구간이다.
특히 예술과 그림에는 큰 흥미가 없던지라 처음에는 사진 몇 장 찍고 발길을 돌리려고 마음먹었지만, 한 시간 가까이 이곳을 감상하며 예술 세계에 빠져버렸다. 공덕역을 지나칠 일이 있다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LG유플러스에 따르면 U+5G 갤러리는 지하철에 전시된 문화예술 작품을 증강현실(AR)로도 감상할 수 있다. ‘세상에 없던 갤러리’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예술에 문외한이더라도 이곳에서 AR을 통해 충분한 재미를 얻고 예술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하철 스크린도어로 쭉 연결된 작품들부터 살펴봤다.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작품은 박정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이었다. 작품만 놓고 보면 흔한 스파(SPA) 브랜드 패션 광고처럼 느껴졌다.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 고객이 아닌 관람객들을 위해 구글과 손잡았다. 물체 식별 앱인 ‘구글 렌즈’를 통해서도 갤러리 내 33개 작품을 AR로 즐길 수 있다.
즉시 구글 렌즈로 스마트폰을 작품에 비추니 가만히 있던 무용수가 그림에서 튀어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을 추고난 후 모자이크 조각으로 깨지더니 사라져버렸다. 또 그림 하단에는 작품 설명이 자막으로 나오는 동시에 나레이션까지 사운드를 통해 전해졌다.
또 인상 깊었던 작품은 한승민 작가의 ‘연못의 정원’이다. 자폐증을 가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한옥마을에서 본 청학지 연못의 화사함을 단순화된 색과 형태로 재해석했다. AR을 통해 그림 속 물체들이 움직이며 몽롱한 배경음악까지 깔리니 작가의 마음 속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신제현 작가가 무용수들과 협업한 다원예술인 ‘리슨 투 더 댄스’(봉화산 방면)와 입이나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및 서울문화재단 소속 작가들의 회화 작품(응암 방면)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리슨 투 더 댄스는 무용수들의 멈춰있는 이미지를 U+AR 앱으로 보면, 조선시대 궁중 향악정재(鄕樂呈才])의 하나인 춘앵전(春鶯囀)의 음악을 들으며 무용수들이 새롭게 해석한 동작을 볼 수 있다.
지시어를 귀로 듣고, 이를 재해석해 만들어내는 현대 무용수, 한국 무용수, 스트리트 댄서, 마임이스트 등 무용수들의 각기 다른 몸짓은 지하철이 도착하는 게 아쉬울 만큼 예술적 감동을 선사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공덕역을 지나가는 전체 지하철 38편 중 열차 갤러리는 현재 1편 뿐이지만 서울교통공사와 이를 늘릴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동하는 공간에 구성된 환승 계단 갤러리와 팝업 갤러리도 눈길을 끈다. 권오철 작가 등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팝업 갤러리에서 LG유플러스의 AR∙VR 콘텐츠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김민구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 AR서비스담당은 "5G가 상용화 되면서 고객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다 ‘시민의 발’이라 할 수 있는 지하철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LG유플러스는 5G를 통해 미래보다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싶은 만큼 갤러리를 통해 일상의 변화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3/2019090301473.html
2019-09-03 05:43:1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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