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미증유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대니얼 스미스 블랙스톤 크레디트사업부문(GSO) 맞춤형크레디트전략 대표)
세계적 금융투자회사의 베테랑 전문가들은 전 세계 중앙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글로벌 리세션(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16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코리아소사이어티(KS) 한국금융인협회(KFS)는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제9회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을 개최했다.
유럽이 이미 마이너스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재 1.75~2%인 기준금리를 연내에 두 차례 더 낮추려는 분위기다. 한국은행도 16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낮췄다. 이날 토론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도 미봉책일 뿐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환경도 복합적 위기를 불러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스콧 매더 핌코 미국핵심전략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특히 미국 신용시장에서 투자적격등급 하한선인 `BBB` 기업 비중이 2008년 말 전체의 31%에서 올해 9월 말 47%로 급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기간 BBB 이상의 투자적격등급 신용시장은 2조5000억달러에서 6조90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미국 증시가 장기 호황을 구가하는 동안 기업들이 그만큼 많은 돈을 시장에서 조달했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 비중은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글로벌 리세션이 발생하면 자칫 BBB 등급 기업들의 연쇄적인 신용대란이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대니얼 스미스 블랙스톤 크레디트사업부문(GSO) 맞춤형크레디트전략 대표도 BBB 등급 기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평균 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그 자체가 리세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세션이 오면 기업들이 이자를 지불하는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상장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최후의 보루였던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매더 CIO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몇 분기에 걸쳐 1%대 수준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유럽 경제는 내년에 리세션을 맞게 될 전망"이라며 "우리는 1년 안에 `글로벌 리세션`이 발생할 확률이 30% 정도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리세션이 발생할 구체적 시기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스미스 대표는 2022년을 꼽았고, 매더 CIO는 "그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답해 2021년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 모두 글로벌 경기 침체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매더 CIO는 "경기 하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0%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며 "금리가 낮아져도 리세션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핌코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경제권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머징마켓을 제외하면 모두 경기 하강을 예상하는 50 이하로 떨어졌고, 하락률도 가팔라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보수적 투자 전략으로 나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스미스 대표는 "높은 수익률을 좇을수록 위험성이 커진다"며 "우량자산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더 CIO도 "리스크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정혁훈 금융부장(팀장) /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강두순 차장 / 최승진 기자 / 오수현 기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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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09:00:1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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