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at, 20 Des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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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동의 한국 車산업 ◆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위기에 빠진 쌍용자동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최대 2300억원을 직접 수혈하고 중국 자동차 기업, 미국 포드자동차와 협력을 주선해 전기차(EV) 기술 제휴, 해외 판매 확대도 적극 돕기로 했다. 물론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쌍용차 지원과 성실한 노사 자구 노력이 전제다. 하지만 쌍용차 노사가 합심해 일자리는 지키면서도 25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하는 자구안에 순조롭게 합의한 만큼,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원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자동차 업계 관측이다.

쌍용차는 올해 법정관리 위기와 평택공장 점거 사태를 겪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821억원으로 올해 전체 손실 규모가 2000억원을 넘을 게 확실시된다. 4분기 적자가 현실화하면 2017년 1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세다. 올 1~11월 내수·수출을 합친 누적 판매량은 12만23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7월 임원 20% 감원과 급여 10% 삭감을 단행해야 했다.

하지만 쌍용차 노사는 최악의 위기를 마주해 더욱 굳게 뭉쳤다. 노사는 지난 8월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서둘러 끝내 10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을 세웠다. 이어 9월 노사는 유휴 부동산 매각, 서울사무소 이전과 함께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안식년제 시행, 명절 선물 지급 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과 의료비·학자금 지원 축소 등 25개 복지 축소를 담은 1차 자구안에 합의했다. 노사는 이달에는 2차 자구안도 발표했다. 내년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 200%를 반납한다. 각종 수당도 반납하고 일부는 2022년에 분할해 받기로 했다. 1·2차 자구안으로 쌍용차는 총 2500억여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이런 자구안에 합의하는 대신 일자리를 지켰다. 기본급 삭감, 무급휴직, 인위적 인력 감축도 없다. 내년 퇴직자도 퇴직금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노조는 회사와 단결해 최대한 고통을 분담하는 대신 일자리는 지키려 한다. 마힌드라에도 노사 화합 분위기를 충실히 전달해 신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노사 관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수혈할 2300억원 외에 회사의 미래차 개발을 적극 밀어주는 방안이 주목된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지원으로 중국 EV 제조사 `A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EV 개발·출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A사는 모터, 배터리, 미션 같은 EV 핵심 부품 기술 일체를 쌍용차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쌍용차 제휴와 별개로 평택에 EV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인데 쌍용차 평택공장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계획도 거론된다. 쌍용차 공장에서 EV를 연간 5만대 이상 만들게 되면 기술도 일부 이전하는 방안이다.

마힌드라의 지원이 실현되면 최근 마힌드라와 파트너십을 맺은 포드도 쌍용차에 수출 활로를 뚫어줄 수 있다. 쌍용차 모델에 포드 엠블럼을 달고 해외 시장에 적극 판매한다는 복안이다. 쌍용차와 마힌드라·포드 간 삼각 협력이 성사되는 셈이다. 우선 포드는 1차로 내년 초 쌍용차 2500대를 해외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의 전폭 지원은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논의 중이지만 정부의 지원과 노사 간 성실한 자구책 실천이 우선 이뤄져야 마힌드라가 긍정적으로 지원안을 들여다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 측 지원이 실현되면 자금난에 미뤄뒀던 신차 개발에 본격 힘을 내기로 했다. 쌍용차 청사진을 보면 올해 12만~13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연간 완성차 생산량은 2023년 20만대를 넘어 2024년 22만대를 돌파한다는 목표다. 같은 기간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G4 렉스턴, 티볼리 같은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후속 모델 10여 종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미래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점은 쌍용차의 향후 성장에 기대를 걸게 되는 대목이다. 쌍용차는 2021년 초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첫 EV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어 2022년 프로젝트명 J100 EV, 2024년 T100·F100 EV 등 3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면 마힌드라의 쌍용차 수혈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이래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마힌드라는 지난해 한국GM에 대한 산은의 투자 사례를 눈여겨보는 중이다.

산은은 GM 본사가 쥐고 있는 한국GM 채권 27억달러(약 3조138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신규 자금 36억달러를 투자하는 대가로 8100억원을 함께 투자한 바 있다. 산은은 올해도 쌍용차의 요청에 따라 평택공장을 담보로 1000억원을 추가 대출했다. 올해 만기가 오는 300억원에 대한 변제 시기도 미뤄줬다. 산은은 "마힌드라는 산은의 지원을 전제로 한 투자 계획을 밝혔을 뿐"이라며 "산은은 공식 제안을 받지 않아 특별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 이종혁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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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0 08:53:4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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