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동산 대책은 중산층 집 살 기회 위한 것
지금 주택시장은 버블…폭락할 땐 금융도 위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주무부처 중 한 곳인 금융위원회의 은성수 위원장이 세종시 아파트를 팔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세종시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 16일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고위 참모들에게 주택 1채를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은 위원장은 청와대 참모는 아니지만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앞장선 것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청와대가 고위 참모들에게 주택 한채를 빼고 다 팔라는 권고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은 위원장은 "나도 당연히 마찬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어제 오후 5시쯤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 가운데 세종시 아파트를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옛날에 세종시 가서 근무할 생각으로 샀던 것"이라며 "이제는 어차피 서울에서 살 것이니..."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날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당초 예상보다 강도높은 대출규제 대책이 포함된 이유에 대해 질문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중산층이 내집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지, 집값이 영원히 오르는데 돈을 계속 빌려서 사게 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15억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금지는 가격을 안정화시켜서 중산층도 집 살 기회를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이 금지된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전국 주택의 2%, 서울 주택의 10% 정도라는 설명도 나왔다. 그는 "(이번 대책이) 초법적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그 목적이 결국 젊은 사람이나 서민들이 집 살 기회를 갖게 하려는 취지라는 것을 생각하고 협조해달라"며 "부동산 점검반에서 점검해보니 15억원 정도 되는 아파트들이 집값을 선도하고 있어 현장의 의견을 들어 15억원으로 기준을 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최근 주택 값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많이 올랐다며 '버블'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그는 "현금수입이 없는데 집값이 올라가는 건 바람직한 게 아닌 것 같다"며 "시간 문제일 뿐 5년인지 10년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폭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폭락할 경우에 대한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금융연구원에 분석을 맡겼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은 위원장은 "지금은 버블이고 전 세계를 보더라도 영원히 오를 수는 없다"며 "집값이 폭락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금융위원장으로서 그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락의 시점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현재 가격은 비정상이기 때문에 정상화되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이 붕괴되면 금융기관은 괜찮겠냐. 이성을 찾고 집값이 원래대로 다시 작동되기를 바란다"며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엄중한 인식 아래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마련한 대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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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07: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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