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세 51년만에 개편 - 맥주·막걸리 量에 따라 세금
캔맥주 L당 415원 稅부담 줄어… 생맥주는 되레 L당 207원 늘어
◇캔맥주 415원↓, 생맥주 207원↑
정부와 여당은 5일 확정한 주세 개편안에서 맥주에 붙는 주세를 L당 830.3원으로 정했다. 이렇게 되면 국산 맥주는 주세 부담이 작년보다 L당 18원 감소하는 반면 수입 맥주는 121원 늘어난다.
같은 맥주이지만 캔맥주와 생맥주의 희비가 크게 갈린다. 주세와 교육세·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 세 부담은 캔맥주가 1343원으로 종전보다 415원(23.6%) 낮아지는 반면 생맥주는 1260원으로 445원(54.6%) 껑충 뛴다. 정부는 생맥주를 주로 만드는 수제 맥주 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점 등을 감안해 2년간 한시적으로 생맥주 세율을 20% 깎아주기로 했다. 그러면 생맥주에 붙는 세 부담은 1022원으로 다소 낮아지고, 정부 세수는 300억원가량 감소한다. 막걸리 세율은 L당 41.7원으로 정해졌다. 이 정도 세율이면 종가세에서 종량제로 전환하더라도 세수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매년 물가가 오르는 만큼 맥주와 막걸리의 세율을 올리고, 소주·증류주·과실주 등 다른 주종은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종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9월 초 국회에 제출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류업계 "환영"…'4캔 1만원' 경쟁 과열될 듯
국내 주류업계는 이번 주세 개편안에 대해 "국산 주류의 경쟁력을 올리고, 국내 주류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바뀌는 주세가 소비자 가격에 곧장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맥주별로 인상·인하되는 세금이 다른 만큼 소비자 가격을 어떻게 조정할지 내부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며 "산술적으로는 국산 맥주도 '4캔 1만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을 가장 크게 환영하는 곳은 수제 맥주 업체들이다. 현행 종가세에선 비싼 출고가 때문에 세금 부담이 컸다. 수제 맥주 전문 '어메이징 브루잉'의 김태경 대표는 "세금 인하로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면 더 다양한 고급 수제 맥주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세 개편이 국산 맥주 소비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국내 맥주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하 효과가 조금은 있겠지만, '4캔 1만원'을 앞세운 수입 맥주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편의점, 대형 마트에서 '수입 맥주 4캔 1만원' 판촉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 선호가 높은 고가 수입 맥주의 세금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 맥주업체 관계자는 "세금이 늘어나는 수입 맥주도 할인 행사를 중단하기 어렵고, 세금이 내리는 맥주가 가세하면 판촉 경쟁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6/2019060600039.html
2019-06-05 18:07:2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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