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독일 'DH' 올라타고 아시아 진출 - 한겨레

배민, 지분 87% 4조5천억에 매각
합작법인 세워 11개국 사업 진출
김봉진 대표가 회장맡아 총괄 지휘

DH, 국내배달앱 시장 90% 장악
독과점화 논란은 불가피할 듯

그래픽_고윤결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2위 배달앱 ‘요기요’ 본사인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투자자들의 지분을 판다. 또 두 회사가 신설할 합작법인은 아시아 11개국에서 하던 사업을 총괄한다. 이에 배달의민족 브랜드가 아시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회사의 주식거래는 경쟁 제한 여부를 따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넘어서야 하는데다, 독과점화에 따른 소비자와 가맹점 이익 훼손 논란도 예고한다. 우아한형제들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인수하고,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50 대 50 비율로 참여하는 합작법인 ‘우아디에이치(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인수하는 우아한형제들 주식(지분율 87%)은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이번 거래로 이들은 이익 실현을 하는 셈이다. 김봉진 대표 등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회사 쪽은 “김봉진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경영진 중 최대 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주식 전환 비율과 김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딜리버리히어로 쪽은 우아한형제들 기업 가치를 4조5천억원으로 평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1년 자본금 3천만원으로 설립됐다. 10년도 안 돼 기업가치가 15만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합작법인 우아디에이치(DH)아시아는 두 회사가 아시아 11개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을 총괄한다. 합작법인은 딜리버리히어로 쪽과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50%씩 출자해서 세우고, 김 대표는 합작법인의 회장을 맡는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국과 베트남에서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딜리버리히어로는 홍콩·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파키스탄·대만·타이·방글라데시·라오스 등 9개 국가에서 배달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이 이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배달의민족’이나 ‘배민’ 이름으로 배달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거래 배경으로 치열해지는 배달앱 시장 양상을 거론했다. 우아한형제들 쪽은 “토종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배달업계 1위에 올랐지만,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을 계속 받는다면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쿠팡이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고, 정보기술(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주문하기’ 서비스를 내놓으며 배달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두 회사는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와 ‘배달통’이 지금과 똑같이 별개로 운영하며 경쟁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주식거래에 따라 사실상 3조~4조원 수준의 국내 배달앱 시장은 딜리버리히어로가 90%가량 장악하게 되면서 독과점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소비자 이용료와 가맹점 수수료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이번 주식거래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의 쟁점으로 독과점 논란이 떠오를 전망이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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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3 10:03:4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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