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개 그룹 총수와 경영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의 자리에서 칭찬 일변도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 발언부터 대기업을 돌아가며 치켜세웠다.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을 맨 처음 언급하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했다. 이재현 CJ 회장은 “(아카데미 수상 소식은) 큰 힘이다. (코로나 19 사태 중에도) 영화 얘기를 하면 국민 마음이 풀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LG전자 ‘롤러블(말아지는) TV’,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볼리’, SK의 불화수소 가스 생산공장 완공 등 대기업이 최근 거둔 성과를 일일이 거론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이 도적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이재현 회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대기업을 강하게 격려한 배경에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에서 대기업이 기부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롯데그룹은 우한 교민에게 생필품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줬고, 중국 적십자사 등에도 후원금을 전달해 양 국민의 우호 감정을 높여줬다”고 말했다. 이에 황각규 부회장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정적 위기가 넘어가고 있다”면서 “롯데는 상생협력 대책을 강구 중이다. 대통령이 쇼핑몰에 한번 들르시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최태원 회장이 “SK는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청와대도 일주일 중 하루는 아예 구내식당을 문을 닫고 있고, 강제적으로 바깥에 나가 식사를 하도록 했다”며 화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미 FTA를 추진했는데, 비판이 나오니 ‘나는 좌파 신자유주의자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서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 초기엔 대기업을 기득권 집단으로 간주보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는데,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일정 정도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과거에도) 대기업 성과를 높이 평가하곤 했지만, 광주형 일자리 사업 이후부터 대기업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 19와 관련해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국외 유입 등 긴장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판단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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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10:49:5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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